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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Tigers :)/관람기

2008 한국시리즈 5차전 - 현수의 눈물



네.. 또 다녀왔습니다. 지난 플옵 6차전때 비맞으며 직관하면서 '내 다시는 남의집 잔치따위 보지않으리'
결심했건만, 이게 왠걸... SK 텔레콤에서 진행한 와이번스 1차 라인업 맞추기 이벤트에 당첨되서 무려
공짜로 보고왔습니다 'ㅁ' 공짜라는데 안갈수가 있나요...

모, 오늘 결과는 다들 아시는데로.. 결국 SK가 V2를 찍고 말았군요. 왠지 저번 6차전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제가 가는 경기가 마지막이 될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는데.. 역시나.. 눈 앞에서 보고말았네요
그래도 막상 그 자리에 앉아서 두산을 응원하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지지 않을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답니다. 특히 마지막 9회말에 말이죠...무사 만루였단 말입니다. 그 어느 팬이 기대하지 않을수가
있었을까요... 코시 내내 지긋지긋했던 잔루야구에서 (사실상 저는 시즌 내내였죠 ㅠㅠ) 벗어나주길...
현수가 시원하게 끝내기 안타 날려주기를 얼마나 바래고 바랬던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기아 아닌 다른 팀을 열심히 응원했던 적이 있었을까 싶었을 정도로 정말 소리높여
응원했습니다. 단순히 두산이 아닌 '김현수'라는 선수를 위해서요.
그러나 이 상황은 아직 어린 선수에겐 많이 부담스러웠나봅니다. 결국 끝까지 마음속의 그 무언가를
떨쳐내지 못했네요. 타구를 치고 있는 힘껏 달린뒤..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멍 하니 1루 베이스에
서 있던 김현수 선수가.. 갑자기 주저앉아 소리내며 크게 통곡하는 순간, 저도 눈물이 터질것 같았습니다.
선배님들한테 너무나도 미안해서인지, 아님 그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한 원망을 한없이 터졌기 때문인지..
계속해서 덕 아웃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계속 울었습니다. 현수 선수도 울고.. 팬들도 울었지요.
결국 코치님이 나오셔서 현수를 다독거려주시면서 데리고 가시더군요. 모든 선수들이 괜찮다고 현수를 다독였지만
끝까지 그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말 엉엉 우는 내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 같은... 그런 기분이였어요.
워낙 잘하는 선수라 이번일로 오래 아파하지 않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김현수 화이팅입니다!



이때까진 참 좋았는데... 그치?

이로서, 정말로 2008년 프로야구의 모든 시즌이 끝났네요.. 이제 3월까지 맘 졸이며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요.
내년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됩니다. (좀!! 내년엔 가을 야구 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