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이대진 선배님
선배, 안녕하세요. 석민입니다.
올 한해 저의 룸메이트가 돼 주셔서 감사하는 마음 전하고 싶어서요. 쑥스러워서 한번도 표현하지 못했는데 이렇게나마 전할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배와 같은 방을 쓴 게 제게는 큰 행운이었어요. 사실 선배 인상이 조금 험악하잖아요. 타이거즈 팀에서, 그것도 험악하게 생기신 최고참 선배와 한 방을 쓰게 돼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어요. 하지만 보기와 달리 말도 많이 하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또 많이 웃으시는 선배 덕에 금세 편해졌습니다. 어린 제가 어려워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편하게 해주신 것 다 알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1년 동안 함께 지내며 참 많은 말씀 들었어요. 특히 야구 안될 때 해주신 조언들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탈락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올해 가장 힘든 때였습니다. 그때 선배가 말씀해주셨죠. 다 크는 과정이라고요. 앞으로 기회가 또 올지, 안올지는 모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 하라고. 이 어려운 상황도 즐기다보면, 그렇게 이겨내면 그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사실 그때 많은 사람이 " 잘 될 거야 " 라고 얘기해줬어요. 하지만 선배 말씀을 들으며 정말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하필 탈락한 다음날이 등판일이었는데, 그날 잘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다 선배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이상해요.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 선배 얘기를 듣고 나면 또 다 맞는 것 같거든요. 항상 아버지랑 갔던 낚시를 선배와 함께 갔던 기억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너무 야구에만 빠지지 말고 힘들 때 찾을 취미생활도 있어야 한다는 말씀,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사실 오랜 재활군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그게 얼마나 힘든지 체험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돌아오셨잖아요.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시는 선배를 보며 우리 후배들이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누군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오면 전 망설이지 않아요. 선배, 존경합니다. 내년에도 선배에게 많이 배우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 계속 예뻐해주세요~.
FROM. 후배 윤석민 올림
출처: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기사원문보기 클릭
용규에 이어서 이번엔 석민인 것인가... 이쁜녀석... 간만에 기분 좋은 기아 기사군 ^^
근데, 재활 얘기 나오면서 왠지 모를 이대진선수에 대한 아련함에 찌잉..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다 보고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는 순간 밑에 보이는 기사 제목...
윤석민 '현수가 좋아요' (클릭)
왜 이러고 찍었던거지? 왠지 저희 결혼해요 같은 폼... ㅎㅎ
간만에 기분 좋게 웃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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